안녕하세요. 저는 쏘카에서 신규 서비스를 기획하는 프로덕트 매니저 지지입니다. 올해 1월, 저는 프로덕트 본부를 대표하여 모빌리티 서비스의 동향을 파악하고자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2에 다녀왔습니다.
CES는 익히 알려진 것처럼 세계 최대 IT 제품 박람회입니다. 몇 년 전부터 CES에서 모빌리티 분야는 모빌리티 전시관(Vehicle Technology, Self-Driving Cars)이 따로 운영될 만큼 핵심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여러 매체의 기사를 통해서 CES 행사장에 전시된 제품에 대해서는 많이 접해보셨을 텐데요. 저는 CES 행사가 열린 라스베이거스에서 체험해 볼 수 있는 미래 모빌리티 제품 경험을 공유드리려 합니다.
목차
- 리프트(Lyft)의 자율주행 택시
- 라스베이거스 특산품, 자율주행 택시
- 자율주행 택시 이용하기
-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 고객 경험을 특별하게 하기
- 베이거스 루프(Vegas Loop) 체험
- 이동 수단인가, 놀이 기구인가
- 막힘없는 이동 경험
- 시속 300Km의 자율주행 레이싱
- 스포츠도 로봇 간 경쟁 시대
- 사람의 마음이 담긴 레이싱카
- 가까이 다가온 미래 모빌리티
- 트랙터부터 우주선까지 모빌리티화
- 쏘카가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
리프트(Lyft)의 자율주행 택시
라스베이거스 특산품, 자율주행 택시
라스베이거스 시내에서 이동할 일이 있어서 리프트(Lyft) 앱을 실행해 보니 처음 보는 자율주행 표기가 된 리프트 차량이 눈에 띄었습니다. 자율 주행 택시는 간혹 뉴스에서나 보던 터라 정말로 자율주행 차량인가 궁금증이 들었고 일단 타보자 싶어서 차를 호출해 봤습니다. 탑승 이후에 찾아보니 이 택시는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이미 2021년 11월부터 현대와 앱티브(Aptiv)가 합작한 모셔널(Motional)이 리프트를 통해서 자율주행 택시를 시범 운행 중인 서비스였습니다.
외관상 차량이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하드웨어 담당 동료로부터 차량에 설치된 라이다나 카메라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니 좀 더 특별해 보였습니다.
자율주행 택시 이용하기
리프트(Lyft) 앱에서 차량을 호출할 때에는 먼저 자율주행 차량이라는 점과 두 명의 안전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는 내용이 안내되었습니다. 이어서 별도의 신규 서비스 메뉴로 진입할 필요 없이 기존 리프트 차량을 이용하는 방식과 동일하게 차량을 호출할 수 있었습니다. 사용자에게 자연스럽게 시범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추가로 안내가 필요한 정보만 잘 제공하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세세한 부분에서는 다른 점도 있었습니다. 기존 리프트 차량은 운행이 종료되면 드라이버에게 팁을 권유하는 안내 문구가 보였는데 자율주행 이용 후에는 별도의 팁 권유가 없는 점은 재밌는 부분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무인 차량이다 보니 팁을 줄 필요가 없다는 이치가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기존 차량 호출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은 대신, Self-Driving 차량임을 인지하도록 안내합니다.
10분 정도 탑승했는데 택시비는 만 오천 원이 나왔네요. 라스베이거스 물가는 상당히 비싼 편이에요.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차량에 탑승하니 보조석에 앉은 직원분께서 간단히 이용 안내를 해주셨습니다. 실제 자율주행 과정과 유사한 환경이 되도록 문의 사항이나 궁금한 점이 있을 경우에는 뒷좌석 앞에 부착된 태블릿을 통해서 문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주행 중에 태블릿에서는 제 이름과 간단한 안내 문구, 문의를 할 수 있는 버튼, 그리고 실시간으로 이동 경로가 안내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자율주행 택시에서는 오로지 태블릿을 통해 소통해야 하는 점에 대해 의문인 점도 있었습니다. 즉각적으로 하차할 장소를 변경하거나, 또 운행 중 발생할 수 있는 긴급한 연락할 일이 생겼을 때 과연 이 태블릿으로 빠른 소통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대면 또는 무인 기반의 자율주행 서비스가 좀 더 보편화된다면 탑승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상적인 문의에 대한 대응을 쉽게 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였고, 또 불편한 분들을 위해 화장실에 설치된 긴급 호출 버튼처럼 대응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좌석 앞에 비치된 태블릿은 탑승 전 환영부터 이동 경로 안내, 문의 사항 전달, 탑승 완료를 안내하는 역할을 합니다.
때로는 이런 긴급 버튼이 더 안전한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객 경험을 특별하게 하기
자율 주행이 탑재된 상용 택시를 타본다는 것이 제게는 새롭고 흥분되는 경험이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앱에서 차량을 호출하거나 차량을 탑승할 때를 돌이켜보면 크게 이를 느끼게 한다는 인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운행이 끝나고 리프트의 블로그를 통해서나마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었는데요.
리프트 블로그에 자율주행 택시 도입에 관한 글이 있었습니다.
저는 좀 더 탑승자가 자율주행 택시임을 느낄 수 있도록 장치를 만들어뒀으면 훨씬 더 특별한 이용 경험으로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리프트 차량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되는 때에는 운전자가 보는 디스플레이에 작은 글씨로 “AUTO”라고 표시된 것으로 알 수 있었는데요. 탑승자도 이를 차량 내에서 식별할 수 있도록 표현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상상했습니다. 또, 태블릿에 자율주행으로 주행되는 경로를 표현해 줘서 자율주행이 어떤 판단을 하였는지를 알 수 있으면 “자율주행 기술이 어떤 판단을 하여 차선을 바꿨구나”라는 구체적인 생각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을 선보일 때에는 기술적인 완성 이외에도, 사람이 탑승하고 그 사람을 위한 서비스이니 자율주행을 체험하는 사용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실제로 신호등에 따라 차량이 서기도 하고, 목적지에 다다르니 인도 옆 차선까지 스스로 이동하는 것을 체험해 보니 자율주행 기술이 코앞까지 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베이거스 루프(Vegas Loop) 체험
이동 수단인가, 놀이 기구인가
라스베이거스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교통수단으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의 웨스트홀, 사우스홀, 노스홀 구간을 오가는 베이거스 루프가 있습니다. 베이거스 루프는 일론 머스크의 보링 컴퍼니에서 제작하였는데 라스베이거스 지하에 터널을 뚫어서 라스베이거스 주요 도심의 교통 체증을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컨벤션 센터 주변에서 운행되고 있습니다.
베이거스 루프를 탑승하기 위해 승차장인 지하로 내려가면 안내하는 직원이 있고, 직원으로부터 탑승할 구역을 안내받아서 대기하였습니다. 곧 테슬라 차량이 탑승 구역에 도착하였고, 차량에 탑승하여 운전자에게 가고자 하는 홀을 이야기하니 차량은 곧 출발하였습니다.
재밌는 점은 구간이 그리 길지 않아서 차량 탑승 시간은 1, 2분 이내이지만 탑승장 내 울리는 음악과 터널 구간의 조명 때문인지 왠지 테마파크의 놀이 기구를 탑승하는 기분으로 자주 애용하게 되었습니다.
막힘없는 이동 경험
베이거스 루프를 이용해 보면 탑승장에 들어서서 이동 후 차량에서 내리기까지 막힘이 없다는 인상을 줍니다. 차량을 선택하고 목적지로 호출하는 등 고민할 필요 없이 그저 원하는 장소를 떠올리고 이동해서 기다리면 되었는데요. 짧은 거리이지만 탑승 후 일 방향의 지하 터널로 이동하다 보니 트래픽을 마주할 일도 없고, 어떤 경로로 이동할지 고민할 필요 없이 목적지로 이어지는 구간을 따라가다 보면 목적지에 다다르는 경험은 새로웠습니다.
베이거스 루프를 직접 체험해 보니 일부 기술의 한계도 보입니다. 베이거스 루프의 구간은 2km 남짓으로 길지 않은 구간이며 법적인 제한으로 인하여 자율주행 운행이 제한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1-2분의 구간을 운전해 주는데 꼭 차로 이러한 터널을 이동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일론 머스크는 베이거스 루프는 본 사업의 시작에 그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베이거스 루프보다 더 첨단 기술로 구현한 하이퍼 루프를 통해서 라스베이거스 도심을 벗어나 샌프란시스코까지 3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만드는 것을 장기적인 목표라고 하는데요. 아직은 사람이 자동차를 통해 라스베이거스 일부 지하에서만 이동하는 것에 그치는 수준이지만, 머지않아 하이퍼 루프가 실현된다면 한 번쯤 다시 이곳에 와서 이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속 300Km의 자율주행 레이싱
스포츠도 로봇 간 경쟁 시대
이번 CES2022 야외 행사로 라스베이거스 모터 스피드웨이(Las Vegas Motor Speedway, LVMS) 경기장에서 자율주행 레이싱 경기(Autonomous Challenge)가 열렸습니다. 이번 대회에 전 세계의 8개의 대학팀이 참여하였고 국내에서는 카이스트가 한국 대표로 출전하였습니다.
자율주행 레이싱은 일반 자율주행 자동차와 몇 가지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최대 300Km의 속도에서도 자율 주행 센서가 안정적으로 동작해야 하며 경쟁 경기에서는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앞차의 경로를 따라야 합니다.
또, 주행 중 차량에 이상이 있을 시에는 벽이나 사물에 충돌하지 않도록 스스로 멈추는 상황도 고려되어야 하는데요. 이처럼 자율주행 레이싱은 가장 극한의 자율주행 기술로 현재 개발 중인 자율주행 기술이 어느 수준까지 다다른 상태인지 체감할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사람의 마음이 담긴 레이싱카
자율주행 레이싱은 이제 시범 도입되는 단계이기에 우리가 아는 레이싱 경기처럼 박진감 넘치는 경기는 아니었습니다. 두 가지 경기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하나는, 차량별로 한 대씩 누가 더 빠른 속도를 내는지를 겨루는 기록 경쟁 방식이 있었고, 또 하나는 두 대가 같이 주행하되 서로 공격 순서를 정해서 뒤 차가 앞차를 추월하는 턴 방식으로 진행되는 등 정해진 규칙 내에서만 이뤄지다 보니 보는 이로 하여금 경기 상황을 체감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재밌었던 점은 자율주행으로 경기장을 돌고 무사히 첫출발 선으로 돌아온 차에게 각 팀의 팀원들은 물론이고, 경기를 지켜보는 이들 모두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차량이 사고 없이 무사히 완주하고 돌아왔을 때 손뼉을 치고 기뻐하는 모습은 영락없이 사람이 직접 참여하는 스포츠의 한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차량에 문제가 생겼을 때 차량이 도로에 정차하여 이를 수리하는 것 역시 사람의 몫이었는데요. 문제 상황을 인지하고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정밀한 조치가 필요한 순간에는 아직 한계가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빠르게 홀로 주행하는 자율주행 차량을 보니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와의 대결처럼 빅 테크 기업이 제작한 AI 레이싱카와 드라이버 간 대결을 하는 때도 곧 오지 않을까 상상이 됩니다.
주행을 마치고 돌아온 차량에 팀원과 관객들 모두 박수를 보냅니다.
경기장에 방문하니 맛있는 음식과 음료가 제공되네요.
가까이 다가온 미래 모빌리티
트랙터부터 우주선까지 모빌리티화
CES 야외 전시장에서는 대형 모빌리티 제품들을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오로라사(Aurora)는 자율주행 센서를 탑재한 트럭을 전시하였고, 우주항공 스타트업 시에라 스페이스(Sierra Space)는 우주선과 스테이션 모듈을 전시하였습니다. 시에라 스페이스의 전시 제품은 실물은 아닌 모형이었지만 거대한 크기가 인상적이었고, 스테이션은 마치 우리가 업무를 보는 공간인 것처럼 일상화된 공간으로 디자인된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모빌리티 전시장에 트럭부터 우주선까지 볼 수 있어서 마치 놀이동산에 온 듯했습니다.
농업용 중장비를 제작하는 존 디어(John Deer)도 모빌리티 전시장에 참여하였는데요.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나 봤던 무인 자율주행 트랙터를 선보였습니다. 트랙터에 인공지능(AI) 프로세서, 그래픽 처리 장치(GPU), 위성항법 시스템(GPS) 기술을 접목하여 작업자가 설정한 작업 구간을 따라 자율 주행하는 동시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존 디어는 이러한 기술이 농부의 편의성만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농작물의 생산성을 높여서 미래에 다가올 식량난까지 극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쏘카가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
라스베이거스에서 경험한 미래 모빌리티는 사람이나 물건을 수송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동 과정의 편의는 물론이며 이동에 가장 적합한 이동 수단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고도로 발달된 자율주행으로 불의의 사고를 방지하는가 하면, 식량난과 같은 전 지구적인 어려움까지 해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쏘카에서 함께 미래 모빌리티를 그려 나가는 동료들
쏘카 또한 스트리밍 모빌리티라는 비전을 갖고 미래 모빌리티를 그려 나가고 있습니다. 고객 개인에게는 다양한 이동 수단을 제공하여 최종 목적지까지 끊김 없이 이동하도록 하고, 이동 전후로 이동과 연계된 호스피탈리티 경험까지 제공하고자 합니다. 사회적으로는 자차 소유를 줄임으로써 전 지구적 관심사인 탄소 줄이기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멋진 미래 모빌리티를 만드는 일에 관심이 있다면 쏘카의 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ger)를 지원해 보세요. 미래 모빌리티를 직접 기획하고 제품화하여 우리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