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기술 트렌드를 소개해주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Consumer Electronics Show, CES)가 2021년 1월 11일 시작되었습니다. 이번엔 작년과 달리,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로 행사가 진행됩니다.

CES 2021 행사를 지켜보고 있자니 1년 전인 CES 2020과 비교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1년 전에는 모빌리티에서 어떤 부분이 소개되었을까요? 현재 1년 전과 비교하면 어떤 느낌일까요?


CES 2020

언제부터인가 CES에서 자동차 업체가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자동차와 하나도 관계없어 보이는 업체들이 자동차를 전시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CES 2020에서는 자동차를 넘어 모빌리티를 새롭게 정의하려는 업체들의 시도가 돋보였던 전시회였습니다. 그럼 CES 2020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끈 부스들을 사진과 함께 둘러보겠습니다.


아마존

2020 - 진격의 아마존

CES 2020에서 느낀 점은 모빌리티 분야에서 아마존이 매우 강세였다는 점입니다.

아마존과 많은 부분에서 경쟁 중인 구글은 행사장 외부에 단독 부스는 있었지만 구글 어시스턴트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아마존 알렉사와 달리 구글은 모빌리티나 다른 디바이스에 탑재되어 작동하는 데모가 없었습니다.

아마존은 부스에 차량까지 전시했는데 사람들의 관심이 글자 그대로 쏟아져 내렸습니다. 다만 아마존에서 차를 직접 만든 것은 아니고, RIVIAN라는 EV 제조사의 차를 가지고 나왔는데, 전장 시스템의 많은 부분이 AWS를 이용하는 차라 전시된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아마존은 자신들의 시스템을 이용한 많은 프로젝트를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재미있는 것은, 운전자의 얼굴을 인식해 차량의 설정을 해당 운전자에게 맞춰주는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차후 쏘카에서도 이런 서비스가 가능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번 CES에서 진격의 아마존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이것은 NEXTBASE라는 곳에서 만든 차량용 블랙박스(대시캠)입니다. 아마존 알렉사를 내장해서 녹화 시작/정지나 사진찍기 등의 제어를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디바이스들이 알렉사를 내장하고 있다는 것을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2021 - 어디 갔니 아마존

2021년도의 모빌리티에서 아마존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CES가 가전 위주의 행사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생각해보면 모빌리티 서비스의 많은 부분을 아마존의 컴퓨팅 서비스 위에서 제공되고 있으니 어찌 보면 존재하지 않아도 이미 존재하는 아마존이 아닐까 싶네요. 그래도 CES 2022에서 아마존의 모습을 보고 싶은 기대감이 있네요.


차량 제조사

2020 - 차 말고 다른 걸 보여주고 싶은 차량 제조사

기본적으로 가전 전시회인 CES에 차량 제조사들이 참가하고 있지만, CES에서 이들이 보이는 모습은 차량 제조사보다 모빌리티의 새로운 컨셉을 많이 제시했습니다.

그런 대표적인 부스가 드론 버스를 우버와 함께 전시한 현대입니다. 한쪽에서 이것을 타면 어떤 느낌일지 출발부터 도착까지의 VR 체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차량 제조사들이 차를 아예 안 들고나온 것은 아닙니다. 포드의 경우엔 이제 내연기관 차량보다는 전기차와 스마트카에 집중할 것을 선포라도 하는듯한 부스 구성이 보였습니다. 라이다를 로봇의 비전 인식 시스템으로 사용한 로봇도 데모 시연하고 있었습니다.

그 외에 많은 차량 제조사들은 전기차 기반의 새로운 전장 구성이나 승객 편의성에 주력한 컨셉 차들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운전자와 승객의 편의성을 매우 강조했던 기억이 납니다.
생각해보면 2020년도의 차량 제조사들은 “우리는 이런 차를 만든다”에 방점을 두기보다는 “우리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써의 차량을 만들 능력이 있다”에 주력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2020년 CES에서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전기차를 내놓은 소니였습니다. 소니가 실제로 차량을 내놓을지는 모르겠지만, 테슬라와 많은 비교가 되지 않을까 싶더군요.

2021 - 올해부터 시작한다고 외치는 차량 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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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등장한 수많은 컨셉들이 그저 모형이었다면, 올해는 많은 회사들이 컨셉카를 상용화하는 원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BMW만 해도 iX를 올해 새롭게 내놓겠다고 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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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모습을 찾기 힘들었던 GM도 자사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한 모델들을 예고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드론을 이용한 모빌리티에 GM도 참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드론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것일까요.


자원 + 안전

2020 - 무엇을 하든 전기차 + 안전한 차

가전 전시회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전시된 모든 차가 전기차였습니다. 그리고 전기차 베이스도 정말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미래의 전기차는 지금의 차량 제조사들이 만드는 게 아니라 기술력은 있지만 한 번도 차를 만들어보지 않은 회사들이 전기차 베이스 위에 자신들의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쌓는 방식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생기고 무엇으로 굴러가든 미래의 차는 분명 지금의 차보다는 안전한 차가 될 것입니다. 가령 라이다의 경우 자율주행에 쓰이든 쓰이지 않든 보편적으로 탑재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2020년 CES에서 라이다 업체만 무려 500개가 참가했다고 합니다.

교세라의 경우 라이다와 영상을 결합한 제품을 선보였었고, OUSTER는 아예 라이다로 부스 주변을 전부 스캔하는 데모를 시연하고 있었습니다.

ADAS가 주력제품이었던 모빌아이의 경우에도 이제는 전방감시를 넘어 그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었습니다.

3일간의 일정 중 모빌리티 관련 세미나에 참석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최대한 참석했습니다.

위 사진은 그중 “What’s Next for Vehicle Automation”이라는 세션에 참석한 사진입니다. 참가한 많은 업체가 자율 주행을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자율주행의 가능성은 상당히 회의적인 이야기가 나오곤 했습니다. 현실 세계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복잡하다고 그러더군요.

2021 - 주어진 자원으로 안전을 만들어내는 방법

2020 CES가 모빌리티의 안전을 위한 자원을 찾는 해였다면 2021년부터는 안전을 만들어 내는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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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자체로도 주변 상황 데이터를 수집하여 안전을 추구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길거리에서 상시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기들과 연동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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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이 수집해지는 데이터는 나날이 방대해지고 차 안에서 사용되는 전자기기도 계속 발달하고 있지만, 이것을 묶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방법은 아직 원시적이고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그 모든 것을 통합하여 일관성 있게 제공한다면 어떨까요? 운전이라는 혼란의 연속을 조금은 잠재울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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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모든 것이 우리에게는 친숙하고도 위협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어야겠죠. 자동주행이 된다고 해도 차량의 지붕에 카메라와 라이다를 주렁주렁 매달고 다닌다면? 위험하기도 할뿐더러 아무도 그런 차를 원하지 않을 겁니다.


마무리: 보고 싶은 사람이 생각나는 2021 CES

올해 CES를 온라인으로 보고 있자니 문득 보고 싶은 분들이 생각났습니다. 위 사진은 한국인 엔지니어들이 미국에서 창업한 회사의 자율주행 제품을 탑재한 제네시스입니다. 실제로 탑승해서 도로 주행까지 체험해봤는데, 사람이 운전 중에 기계로 운전 주체가 바뀌었음에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훌륭했었습니다.

만약 올해 CES를 갈 수 있었더라면 이분들을 또 찾아뵈었을 것 같습니다. CES 2020과 2021을 비교해보면 작년은 준비였고 올해는 시작이었다면, 작년에 이미 시작하신 분들이 어디까지 갔을지 궁금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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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1은 컨셉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한해로써 모빌리티 분야가 발전하고 있는 부분이 느껴집니다.
우리의 모빌리티도 계속 달라지겠죠. 거기에도 반드시 쏘카가 있을 것입니다!